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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편의점 아주머니 비공식업무일지

 

우리 동네 편의점 아주머니는 <용의자 X의 헌신>에 나오는 하나오카 야스코를 닮았다. 그래서일까? 편의점이 무슨 막걸리 가게도 아닌데 편의점 안 간이 테이블에는 언제나 아저씨들 서넛이 상주하면서 김치 하나를 안주삼아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아, 언제나 그러는 건 아니고 아주머니가 있을 때만 그런다. 알바생만 있을 땐 안 그런다. 그냥 어느 동네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프렌차이즈 편의점이지만 점주 아주머니가 워낙에 미인이시고 친절하시고 인사성도 밝으시고 해맑게 웃으셔서 그런지 근처의 다른 편의점보다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아 보인다. 암튼 아주머니가 있을 땐 편의점 안에서 아저씨 냄새와 막걸리 냄새가 떠나질 않는다. 매번 물건을 계산할 때마다 초코렛이나 껌 하나를 계산하더라도 무슨 무슨 카드가 있으시냐고 물어보고 안 가져왔다 그러면 할인이나 적립이 되니까 다음부턴 꼭 가져오라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손님의 주머니 사정까지 배려해주는 자상함에 매번 감동하고 있다. 편의점에 갈 생각이 없다가도 카운터에 아주머니가 서 계신 걸 보게 되면 괜히 들어가서 요구르트 하나라도 사게 된다. 우리 동네에 이런 편의점이 있어서 참 행복하다. 예전엔 몰랐는데 이제는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관련포스팅
용의자X의 헌신 걱정된다

p.s.

 


미스터고 기대된다 기대와우려

개봉일

미정


작품소개

영화 ‘미스터고’는 주주동물원의 문제아인 수컷 고릴라가 우여곡절 끝에 프로야구팀에 들어가돼 슈퍼스타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을 담은 휴먼 코미디물이다. 극중에서 수컷 고릴라 미스터고와 사육사 미미와의 애틋한 우정도 함께 그려진다.


기대

킹콩

미녀와 야수


우려

고릴라가 주연


흥행예상

기대 > 우려


고릴라가 야구를 하는 영화가 나온다길래 처음엔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다. 당연히 걱정이 됐다. 아마 나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야구하는 고릴라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리라고는 쉽게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여자 관객들도 야구하는 고릴라를 좋아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고릴라 주연의 영화 중에 세계적인 빅히트작이 있었다. <킹콩>이다. <미녀와 야수>도 있다. <미녀와 야수>도 되고 <킹콩>도 되는데 <미스터고>라고 안 되란 법 없다. 어쩌면 여자 관객들도 야구하는 고릴라를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CJ엔터테인먼트에서 투자를 검토 중이라는데 꼭 투자해줬으면 좋겠다. 야구하는 고릴라 영화는 <미스터고>가 세계 최초 아닌가? 게다가 감독은 <화려한 휴가>로 73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적 있는 김지훈이다. 이 정도면 한 번 해볼만 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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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에 대하여 칼럼

 

영화학과에 입학해서 맨 처음 작가주의에 대해 배웠을 때부터 아니 읽었을 때부터 언제나 작가주의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남이 쓴 투자가 잘 될 법한 시나리오도 많은데 굳이 투자가 안 되고 있는 자신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몇 년씩이나 붙들고 있는 감독들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특히 대부분의 상업영화는 감독 개인의 창작품이 아닌데 감독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듯 시나리오부터 시작해서 모든 걸 다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암튼 한동안은 그렇게 생각했다.


장훈의 작품을 두 편 다 보고 나니 참 효율적인 감독이라는 느낌이 든다. 바로 위 세대 명감독들과는 확실히 차별화 되는 지점이 있다. 예전에는 신인 감독이 자신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데뷔하지 못하면 오리지널 시나리로 데뷔한 감독보다 어쩐지 한 수 아래로 보이고 감독 일도 오래 해먹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장훈의 데뷔작 <영화는 영화다>와 차기작 <의형제>는 두 편 다 장훈의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아니었다. <영화는 영화다>는 다른 감독이 쓴 시놉시스를 발전시킨 것이고 <의형제> 역시 다른 작가가 쓴 시나리오를 각색한 것이다. 장훈은 그저 남의 기획을 잘 연출했을 뿐인 셈이다(물론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러나 결과적으로 바로 위 세대 감독들이 데뷔하던 시절과는 달리 신인 감독이 자신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데뷔하기가 얼마나 어려워졌는지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영리한 선택이었다. 영화 자체도 참 영리하게 찍었다는 느낌이다. 촬영 현장에는 안 가봤지만 전반적으로 오로지 A안만 고집하진 않았을 것 같다.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서라면 반드시 A안을 고집했어야 하고 바로 위 세대 감독들이라면 곤조를 부려도 백번은 부리며 제작자를 골탕먹였어야 마땅한 상황이라도 장훈은 제작 여건상 A안이 부담스럽다고 판단되면 B안도 얼마든지 오케이~ 뭐 이런 식으로 촬영 현장을 쿨하고 유연하게 이끌었을 것 같다.


다 좋은데 장훈의 정체를 모르겠다. 바로 위 세대 감독들까지만 해도 영화만 보면 감독의 정체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고 어떤 영화를 보면 감독의 정체 뿐만 아니라 사생활까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영화는 감독처럼 나온다는 말이 거의 진리처럼 통용되고 있었는데 이 말은 장훈에겐 해당되지 않는 말 같다. <영화는 영화다>만 봤을 때는 몰랐는데 <의형제>를 보고 나니 <영화는 영화다>는 김기덕이 연출했으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형제> 역시 다른 누군가가 연출을 했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장훈이 못했다는 건 아니고 하나의 악보가 있는데 연주자들마다 그 악보를 연주하는 스타일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뭐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만 감독을 해야 한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다고 감독을 그만 두는 것도 이상한 일이니까...


아마도 장훈은 성격상 절대로 손해 볼 일은 아니 손해 날 작품은 안 할 것 같다. 시나리오를 고르는 안목이야 이미 흥행 성적으로 증명했으니 앞으로도 안목을 부지런히 갈고 닦으면 꾸준히 대박까진 아니더라도 중박 정도는 유지할 것 같다. 그런데 장훈같은 영리한 감독들만 있으면 한국 영화계가 많이 심심해질 것 같다. 남들이 다 망한다 그러고 자기 스스로 생각해봐도 뻔히 손해 날 것 같으면서도 자신이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고집하던 영리하지 못한 감독들이 조금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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