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에게 그냥 대표님 돈으로 케이블 드라마를 만들어보자고 졸랐다가 욕만 먹었다.
나는 감나무 밑에 드러누워 잘 익은 감이 알아서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하염없이 투자를 기다리느니 그냥 대표님 돈으로 1, 2회 정도 만들어 보고 그걸 미끼로 투자를 받는 게 어떻겠냐고 대안을 제시했는데 대표님은 그럼 일단 내 돈으로 만들어 보라고 하셨고 나는 내 돈이 어딨냐고 대표님 돈으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대표님은 정 그렇게 남의 돈으로 뭔가를 만들고 싶으면 절대로 손해가 나지 않는 방법과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을 지 생각해오라고 하셨다. 뭔가 할 말은 많았는데 절대로 손해가 나지 않는 방법 만큼은 도저히 모르겠고 수익률을 보장할 자신도 없어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절대로 손해 안 나고 수익률도 보장된다고 주장하며 남의 돈을 끌어모으려는 사람은 사기꾼이거나 바보라고 배웠는데 대표님은 나와는 생각이 좀 다른 것 같다. 하여간 그 잘나가던 미래에셋도 수조원을 까먹는 마당에 설마 망해가는 영화사 직원 따위가 절대로 손해가 나지 않는 방법을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 것이고 그렇다면 앞으로 일은 하지 말고 적당히 알아서 나가주기를 바라는 걸까? 여기도 이젠 끝물인걸까?
사람들은 변한다더니 대표님도 변했나보다. 나도 이젠 변하고 싶다.
태그 : 망해가는영화사직원의비공식업무일지, 수익률




덧글
'대표'라는 직함이, 남의 (돈을) '대표'한다는 의미이니만큼 자기 돈 내서 일 해라고 하면 화냅니다. 은행에서 회사 명의로 보증 받아서 대출을 받으면 모를까 자기 돈으로는 못 하죠. 안하죠.
예전 6,70년대 영화 '감독'들은 자신의 외제 자동차를 영화 소품으로 사용하고 자기 집 을 영화 세트로 사용하고 자기 땅을 담보로 영화 제작을 했다지만 그래서 영화 망하면 쫄딱 망하셔서 빚쟁이들에게 쫒겨다녔지만 '대표'들은 '감독'과는 마인드가 다르죠.
그 대표님이 LG 트윈스 팬이었다면, 미래에셋 펀드 투자자였다면... 따따불로 열받았을 거에요.
2008/07/11 08:05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울 사장도 그렇고.
그 회사는 지금 그 수준이 딱인 회사인 겁니다.
뭐죠,,,대표님은 남의 돈으로 뭔가를 만들고 싶어하시는 분인가요, 아닌가요? 정체가 불명확하신 분 같아요 ㅎㅎ
제가 케이블 드라마 기획에 매우 관심이 깊다는 건 님께서도 잘 아실 겁니다.
오늘 이 글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더군요.;;
사실 케이블 드라마에 관해 나름대로 아이디어가 좀 있습니다.
그리고 케이블 방송의 현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 싶은 점도 있긴 합니다.
저의 아이디어를 좀 알려드리면서 나름대로 조언을 좀 받았으면 하는 취지에서,
애드맨 님을 한번 만나뵙고 싶습니다.
뭐, 제가 영화사에 취업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니니까 오해는 마시구요.
(물론 식사나 얻어먹을려고 하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제가 따로 메일 보내드릴 테니 아무쪼록 한번 뵈었으면 합니다.
그럼 이만...
올드은사님아 부디 큰 물에서 노셈.
첫 단추가 중요한 거임.
그리고 역시 영화 만들어보고 싶어서 만나는 것도 아니죠.
뭐, 절 걱정해주셔서 하는 조언은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