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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가는 영화사 직원의 숙제 비공식업무일지

 

대표님이 숙제를 내주셨다.


처음엔 요즘 뭐하고 다니냐고 물어보시길래 나는 드디어 올게 왔다는 생각에 잔뜩 긴장해서 OO 등의 일들을 진행 중이라고 떠듬거리며 대답했다. 대표님은 뭔가를 생각하시는 듯 잠깐 한숨을 쉬시더니 그것도 열심히 하고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최근에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의 흥행 성공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서 앞으론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되겠는가 라는 주제로 다음 주까지 리포트를 제출하라고 말씀하셨다.


부끄러웠다. 이건 마치 OO영화사에서 서류 전형에 합격한 대학생 인턴들에게 내 주었다는 2차 과제와 비슷하지 않은가;; 내가 듣기론 특정 영화의 흥행 실패 원인을 분석해서 흥행에 성공할 시놉시스를 내라는 게 과제였다는데 내가 얼마나 하는 일 없이 한심하게 보였으면 직접 과제까지 내주셨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개인적으로 특정 영화의 흥행 성공 또는 실패의 원인 분석 따윈 백날 해 봤자 아무 소용없고 부질없는 짓이라고 생각하는 터라 블로그에도 줄창 흥행 예상만 하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아무 소용없고 부질없다고 생각했던 일을 직접 해야 되는 상황이 닥치니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이 상황을 아무 생각없이 즐길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마음이 편치가 않다. 대표님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숙제를 내줬는지 뻔히 짐작이 되는데 어찌 마음이 편할 수 있겠는가. 하여간 시켰으니까 하긴 해야겠는데 OO영화사 서류 전형에 합격한 대학생 인턴들이 과제로 제출한 리포트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리포트를 작성할 자신이 없어 걱정이다.


사실 아주 오래 전에도 이것과 비슷한 주제의 리포트를 작성한 적이 있는데 오랜 시간에 걸쳐 머나먼 길을 돌고 돌아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그래도 피할 수는 없으니 즐겨야겠다. 아 물론 피할 수는 있지만...


덧글

  • ㅋㅋㅋ 2008/11/17 20:40 # 삭제 답글

    대학생보다 못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다공산도 2008/11/17 21:38 # 삭제

    대학생 무시하냐?
  • bikbloger 2008/11/17 21:41 # 답글

    OO 영화사 서류 전형에 합격한 대학생 인턴들이 과제로 제출한 리포트를 수급하시는 겁니다.
  • 인턴1 2008/11/17 23:15 # 삭제 답글

    보내드릴까요?ㅋ
  • 미타민 2008/11/18 05:30 # 답글

    아 이건 뭔가 슬픈 글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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