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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가는 영화사 직원의 짭짤한 비즈니스 모델 비공식업무일지

 

얼마 전에 주식에서 돈을 뺀 뒤 심심해서 죽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던 돈 많은 친구들 중 1人에게 짭짤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으니 투자를 고려해보라고 조언해주었다. 돈 많은 친구는 짭짤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말에 귀를 솔깃해했고, 나는 독립영화를 만들어서 극장에서 상영한 뒤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수익을 거두는 독립영화 비즈니스 모델을 알려주었다. 흥행에 성공할만한 독립영화에 투자하는게 삼성전자나 POSCO 또는 어설픈 펀드에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부언설명까지 해 주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어도 돈 많은 친구는 쉽게 수긍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요즘 극장가에선 늙은 소 한 마리랑 할아버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독립영화 한 편이 수 억원을 벌고 있다고까지 얘기해줬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한 마디로 이 세상에는 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도 많은데 그 사람들이 내가 조언한 독립영화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없는 걸 보면 뭔가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나는 남들이 다 하는 걸 따라하는 식으로는 큰 돈은 벌 수 없다고 말해주려다가 어쩐지 다단계 느낌이 나서 꾹 참았다.


물론 나도 돈 많은 친구의 생각에 동의한다. 돈 많은 친구가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이 진심으로 기뻤다. 유유상종이라고 친구가 바보면 나도 바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나는 돈 많은 친구에게 넌 정말 조심성도 많고 똑똑한 것 같다고 칭찬해주면서 우리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이 독립영화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없는 이유에 대해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서 같이 한번 고민해보자고 제안했다. 돈 많은 친구가 나의 제안에 대해 오케이는 했다만 어차피 술자리 약속이라 다음번 미팅이 일주일 뒤에 이루어질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돈 많은 친구에게 독립영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열심히 추천하고 나니 왠지 안 될 것도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예전부터 좋은 땅 사라는 전화나 대박종목을 추천하는 증권 프로그램을 못 마땅해했고, 남을 설득하려면 본인부터 솔선수범해야 된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일까? 만약 친구가 독립영화 비즈니스 모델인지 뭔지가 그렇게 짭짤하다면서 너는 왜 안 하고 있냐고 물어왔다면 많이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 비록 독립영화에 기적은 없다는 포스팅을 블로그에 몇 번 올린 적은 있지만 기적이 지금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더 이상은 그런 핑계도 못댄다. 그런데 나는 대박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았고 그저 쥐꼬리만한 월급 받으면서 가늘고 길게 영화하고 싶었을 뿐인데 어쩌다 이런 고민을 하게 된 걸까?

왠지 안 될 것도 없을 것 같은 느낌이 점점 강해진다. 걱정 기대된다;;


덧글

  • 2009/02/04 19:4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ㅁㄴㅇ 2009/02/04 20:44 # 삭제 답글

    친구 맞아요?ㅋㅋ
  • 2009/02/04 21:35 # 삭제 답글

    역시 얄미워 ㅋㅋ 실제 성격도 그럴 것 같다는
  • 조탐정 2009/02/07 05:01 # 삭제 답글

    워낭소리가 독립영화의 기적을 일으켰는데, 그렇다고 쉽게 투자하기는 위험하고.......... 어떻게 결론을 내려야 맞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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