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떡볶이가 먹고 싶어져서 대로변 트럭에서 영업하는 떡볶이 가게에 들렀다. 그저 떡볶이를 먹고 싶었기 때문에 순대나 튀김 따위를 추가하지 않고 오로지 떡볶이 1인분만 주문했는데 사장님이 떡볶이 1인분만 먹으면 배고플테니 삶은 계란 하나 더 먹으라고 권유하셨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는데 참 인심 좋은 사장님이구나 감동하며 그러면 하나만 더 먹겠다고 대답했고 사장님은 김이 모락모락나는 삶은 계란 하나를 접시에 덜어주셨다.
처음에 주문했던 떡볶이 1인분과 사장님이 건네주신 삶은 계란 하나를 맛있게 먹으며 나도 이제부터는 블로그에 맛집 카테고리를 따로 하나 만들어서 이렇게 인심좋은 사장님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을 소개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참 보람있을 것 같았다. 마침 가방 속에는 왠일인지 평소에 안 가지고 다니는 디지털 카메라도 있었다. 아무래도 맛집 카테고리를 따로 하나 만들어야 될 운명이구나 싶었다. 내가 먹고 있는 떡볶이랑 삶은 계란 사진도 찍어야 되나 고민했는데 사장님이 뻔히 보고 있는 앞에서 촬영할 생각을 하니 왠지 쑥스러워서 그냥 안하기로 했다. 블로그에 새로 추가될 맛집 카테고리를 어떻게 꾸며야 잘 꾸몄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는 사이에 떡볶이 1인분과 삶은 계란 하나를 다 먹어버렸다.
이제 나가서 떡볶이 가게 사진을 멋들어지게 찍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음식값을 지불하고는 가방 속에서 야심차게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려는 순간, 사장님은 계란 값이 모자란다고 하셨다. 계란값이 모자란다고? 처음엔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까 사장님이 먹으라고 권유하셨던 삶은 계란값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제서야 그 삶은 계란이 공짜 서비스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허둥지둥 계란값을 마저 지불한 후 황급히 전철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앞으로는 누가 뭘 더 먹으라고 권유하면 공짜 서비스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먹어야겠다.
덧글
단골도 아닌데 공짜로 줄 리가 있겠습니까 ㅠ
"밥 모자라면 얼마든지 더 먹으라."는 주인 할머니 자상한 말씀에 감동하고 처먹었다가,
빈 공기 갯수를 세는 할머니의 독수리 같은 눈빛에 절망했던 기억이...
호의에 감사하며 공기밥 하나 더 달래서 먹었는데 계산할때 보니 공기밥추가분이 계산서에 올라가 있더군요 [...]
그래도 삶은 계란이나 우유, 공기밥은 그래도 나은 편이죠.
가끔 메인디쉬같은걸 정말 잘 꾸며말해서 마치 리필이 될 것 처럼 말해놓고
정작 달라고 하면 돈 더받는 가게들도 많아요. 그나마 삶은계란은 부가서비스(?) -_-;
제가 세상에 너무 쩔었나요 OTL
아직 더 먹으세요. 이것도 드세요.해서 먹고 돈 더 낸적이 없는듯.
저는 떡볶이 1인분 주문하고 서 있는데 아주머니가 계란 넣어줄까요? 묻길래
"그럼 무슨 차이가 있는데요?"라고 물었더랬죠.
그제서야 아주머니는 "떡이 몇 개 덜 들어가죠~"라고;
흥.
요즘 세상엔 사람 좋은 척하는 장사꾼들 많아진 듯 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