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작들의 관객 반응이 궁금해서 네이버 영화에 들어갔다. 주로 별점을 하나 또는 두개를 준 평점만 골라서 읽어나가던 중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아이디를 발견했다. 누군지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것 같기도 한 긴가민가한 마음으로 아이디를 클릭해서 아무개님의 과거 평점 리스트를 살펴보았다. 거의 모든 영화들이 1점 이하였다. 40자평도 거의 악플에 가까웠다. 누군지 정말 궁금해졌다. 그러나 분명히 아는 사람 같긴 한데 나이 때문에 기억력이 감퇴되서인지 금방 머리에 떠오르진 않았다. 시간을 두고 곰곰이 기억을 되살리려 노력했는데도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래서 일단은 아무개님의 아이디를 싸이월드 주소 뒷자리에 입력해보았다. ‘요청하신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화면이 떴다. 각종 블로그 뒷자리에도 입력해 보았지만 역시나 성과가 없었다. 포털 검색도 소용이 없었고 구글도 마찬가지였다. 싸이월드도 안 하고 블로그도 안 하는 걸로 봐선 인터넷과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으로 추정되었다. 이쯤되면 그냥 포기할 법도 한데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메신저 목록과 이메일 목록을 뒤져보았다. 한참을 뒤진 끝에 누군지 알아내고야 말았다. 역시 아는 사람인 것 같다는 나의 예상이 적중했다. 그 분은 바로 몇 년 전에 영화계 잠정 은퇴를 선언하고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계시다고 알려진 아무개 작가님이었다.
언제나 점잖고 신사같던 아무개 작가님에게 이런 악플러적인 면이 있는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냥 악플이면 모르겠는데 어쩐지 사적인 감정이 개입된 느낌의 악플이어서 마냥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는 없었다. 솔직히 조금 흥미진진하긴 했다. 날짜를 중심으로 역대 평점 리스트들을 쭉 살펴보니 본격적으로 악플이 시작된 시기가 한국 영화계가 어려워지기 시작한 시기와 대충 엇비슷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말이 떠올랐다. 특히나 뻔히 아는 사람들이 참여한 영화에 대한 악플이 인상적이었다. 만약 언젠가 아무개 작가님을 만나게 된다면 ‘나는 지난 몇 년간 아무개 작가님이 네이버 영화 커뮤니티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고 넌지시 말해보아야겠다. 바람직한 인터넷 매너는 아니지만 반응은 기대된다.




덧글
그리고 저도 '아침 사무실'에 간적있구요..ㅋㅋ.그때 이준익 감독님이 지나가시는걸 뵜죠..
제 홈피(?)는 이름을 클릭하면 나오고, 작가라 하기엔 민망해 어디 가서 작가 소리는 하고 다니질 않고 있습니다.
여기도 재미난 블로그군요..나중에 시간 많을 때 한번 탐색해야 겠네요..요 며칠사이 제가 아주 흥미로운 블로그를 많이 발견해서요..
애드맨님께도 한번 소개할까 싶네요..그 블로그 주인도 영화에 관심 많던데요..ㅎ..그리고 같은 '이글루스 회원' 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