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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크레딧_5회 엔딩크레딧


 “형 그럼 이건 어떨까요? 제가 예전에 밤섬을 보고 ‘무인도 밤섬에 사람이 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떠올린 아이템인데요.”

 “알았어. 일단 얘기해봐.”


 형준은 준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작은 두 눈을 반짝이며 아이템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한강다리 가운데에 서 있는 한 남자가 망설임 없이 강으로 뛰어내리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요. 자살하기 위해서 한강으로 뛰어든 거죠. 하지만 그는 죽지 않아요. 정신을 잃은 사이에 자기도 모르게 밤섬으로 떠밀려 오거든요.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자기가 밤섬에 와 있는 걸 알게 되는 거에요.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죠.”

 “그래서?”

 “일단은 거기까지 밖에 생각 안했어요. 형 생각엔 어떨 것 같아요? 재밌을까요?”

 “그 남자 혼자 밤섬에서 뭘 할껀데? 계속 거기서 사는 거야?”

 “네. 일단은 그냥 사는 거죠. 로빈슨 크루소처럼. 세상이 싫으니까.”

 “참신하고 재미있는 설정이긴한데 과연 무슨 수로 러닝타임을 채울 지 잘 상상이 안 된다. 그래도 뭔가 쌈빡한 게 ‘속도위반’보다는 괜찮네. 잘하면 뭔가 나올 것 같은데?”

 “형 그럼 ‘속도위반’ 접고 이거 써볼까요?”

 “응. 내가 너라면 이거 써 볼 것 같애. 가족 간의 사랑을 깨닫는 어쩌구 저쩌구 뻔한 얘기 백날 써봤자 결과는 뻔한 거 아니겠어? 잘해봤자 중박이고 아마도 쪽박이겠지. 밤섬에 홀로 사는 남자 이야기라... 괜찮은 것 같애. 뭔가 희망이 느껴진다.”

 “그럼 형만 믿고 열심히 써 볼게요.”

 “어? 어. 그래. 한번 써 와봐.”

 “아싸 신난다. 근데 형. 제가 요즘 좀 어려워서 그러는데 혹시 진행비 받으면서 써 볼 수는 없을까요? 시나리오 다 쓰면 무조건 형네 회사랑 계약할께요.”

 “하하하;;;”


 형준의 입에서 진행비 얘기가 나오는 순간 준호의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아무래도 괜한 소리를 한 것 같았다. 그냥 잘 모르겠다고 할 껄 그랬다는 후회가 들었다. 자기 입으로 아이템 괜찮다는 얘기를 해 버렸으니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진행비는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여서...”

 “그럼요?”

 “응. 내 위에 팀장님이 한 분 계신데 그 분이 오케이하셔야 진행비가 나올 꺼야. 아마도.”

 “그 분은 어떤 분인데요?”

 “얼굴은 예쁜데 성격은 별로 안 좋은 캐릭터야. 작품 보는 눈도 엄청 까다롭고 암튼 어지간한 아이템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스탈이지.”

 “예뻐요?”

 “뭐 조금.”

 “우와. 연예인 누구 닮았어요?”

 “글쎄. 딱히 없다.”

 “개성파 미인인가봐요?”

 “몰라. 관심없다.”

 “진행비 얘기는 언제 물어보실거에요?”

 “일단 시놉시스 정도는 써 와봐. 결과물이 나와야 얘기를 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냐.”

 “넵!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구상 다 끝내고 오늘 밤 안으로 완성해서 형이 내일 출근하기 전까지 이메일로 보내놓겠습니다.” 
 “아유. 그러지마. 천천히 써. 천천히. 빨리 쓰면 허접해지거든. 그건 그렇고 제목은 뭐야?”
 “음... 밤섬표류기?”

2009/05/23   엔딩크레딧_4회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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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남과 여 2009/06/09 23:16 # 삭제 답글

    흥미진진ㅋㅋㅋㅋㅋㅋ빨리빨리 더더더더!!!!!!!!! 힘내요 애드맨님!!!!
  • reel 2009/06/10 00:31 # 삭제 답글

    어째 얘기가 좀 장편으로 이어질것 같다는

    2주년 추카추카
    - 벌써 그렇게됐나 하고있는 눈팅이
  • 두부소녀 2009/06/10 01:32 # 답글

    ㅋㅋㅋ빨리 쓰면 허접해지거든...

    아, 이렇게 깊은 뜻이. 애드맨님의 연재가 뜸한 이유도 작품성을 중시하기 때문.

    전 개인적으로 애드맨님이 참 잘되었으면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앤잇굿 블로그 진행비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베리배드씽 2009/06/11 01:36 # 답글

    이거 설마 시나리오 쓰는 후배님과 팀장님과 엮이진 않겠죠? ㅋㅋ
    저도 2주년 축하드려요 ^^
  • 2009/06/11 12:27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ssdd 2009/06/12 11:22 # 삭제 답글

    밤섬표류기 말고
    밤꽃의향기 이런 거

    안 되겠죠...? 예...
  • 박승희 2009/06/20 02:53 # 삭제 답글

    재밌는데요 ^^
    오늘 첨 와서 재밌게 읽고 갑니다
    빨리 다음편 올려주세요 ^^ ~~

    완전 기대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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