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03/26 김태희 감독님 너무 귀엽게 말씀하신다[6]
몇 달 전에 김태희 감독님이 맥스무비에 영화 관련 글을 연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걱정부터 앞섰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뛰어난 감독이라도 영화 이외의 부업을 하기 시작하면 작품이 형편없어지거나 다시는 차기작을 만들지 못하는 경우를 여러 번 지켜봐왔기 때문이다. 이건 여담이지만 여러 가지 다양한 부업 중에 크리에이터가 가장 경계해야할 부업이 바로 교직이다. 모 작가님께서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후부터 어찌된 영문인지 도저히 작품을 쓸 수 없게 되었다고 고백하신 적이 있다. 본인은 그걸 두고 기가 빠져서 그런 거라고 말씀하셨으나 내 생각엔 기가 빠지기도 빠졌겠지만 헝그리 정신이 없어져서 그런 것 같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느냐만 영화 감독이 시나리오 쓰고 영화 만들어서 돈을 버는 것보다는 교수가 학생들 가르쳐서 돈을 버는 게 훨씬 쉽다. 물론 교수도 교수 나름의 고충이 있고 감독이 되는 것만큼이나 교수가 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교수는 감독과는 달리 일단 되기만 하면 헝그리 정신을 초심 그대로 간직할 수가 없는 게 사실이다. 굳이 고생 고생하며 영화를 찍을 필연성이 줄어드는 것이다. 본업은 강의고 영화는 취미로 하는 경지에 이르기 때문일까? 봉준호나 김지운 정도의 초특급 감독이 아닌 이상 감독보다는 교수의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는 비단 감독의 경우만은 아니다. 소설가나 영화 기자 또는 평론가도 마찬가지다. 일단 교수가 되고나면 글이 이전의 예리함을 상실하고 두루뭉실 애매모호해지는 경우가 많다. 굳이 욕먹어가면서 정론직필(?)할 필연성이 줄어드는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세상 일이라는게 자기 마음처럼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암튼 잡지 등에 글을 기고하는 행위도 교직만큼은 아니겠지만 창작 활동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게 당연하다. 정말 피치못할 사정이 있는게 아니라면 감독은 영화에만 올인하는게 맞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고 지금이라도 ‘네 멋대로 봐라’ 연재를 그만두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 평소 쉽게 접하지 못했던 영화를 소개시켜주셔서 감사하긴 한데 정작 보고 싶은 건 김태희 감독의 차기작이기 때문이다. 사실 몇 달 전에 김태희 감독의 연재 소식을 듣자마다 위와 같은 주제로 <김태희 걱정된다> 포스팅을 올리려고 했었지만 혹시나 상처를 받으실까봐 안 올렸었다. 누군가에게 사랑과 질투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시나리오를 쓰고 계시다고 하니 다행이다. 기대된다.
관련기사 : [연재] 영화감독 김태희의 ‘네 멋대로 봐라’ -제 맘대로, 제 멋대로 추천작




덧글
highenough 2009/06/25 02:57 # 답글
다른 김태흰 줄 알고.. 슬슬 애드맨님도 신기(?)가 떨어지시나 했는데.. 아니었군요. :)
오리지날U 2009/06/25 08:59 # 답글
음.. 그렇군요.
마력덩어리 2009/06/25 09:30 # 답글
...
Silverfang 2009/06/25 10:07 # 답글
저도 낚였습니다. 파악파닥
몽몽이 2009/06/25 12:06 # 답글
파닥 파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