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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 285m, 용마산 348m 비공식업무일지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어딘가 훌쩍 다녀오지 않으면 안 되는 날씨였다. 그래서 오랜만에 여행 기분도 낼 겸 가까운 산에 다녀와야겠다고 결심하고는 인터넷에서 해발 100m급 산을 검색해보았다. 그런데 해발 100m면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30분도 안 걸릴 것 같아 큰 맘 먹고 200m 이상 300m 이하 중에서 골라보았다. 점심 전까지 올라갔다 내려와야 하므로 너무 먼 곳에 있으면 안 되고 하산과 동시에 일 하러 가야 되므로 땀이 너무 많이 나면 안 되고 등등의 이유로 인해 아차산으로 결정했다. 전철역 이름이 아차산역이어서 역에서 내리면 바로 산 입구인줄 알았는데 역에서부터 산 입구까지도 등산의 일부였다. 산 입구의 주차장이 낯이 익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옥희의 영화>에 나온 바로 그 주차장이었다. 문성근, 정유미, 이선균이 오른 산을 오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평일 오전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풀세트 등산복 차림의 등산객들로 인해 거의 정체 수준으로 붐비고 있었다. 청바지에 운동화는 나 혼자라 조금 소외감이 느껴졌다. 본의 아니게 앞 뒤 팀들의 대화도 엿들을 수 있었는데 남자 팀은 별 말이 없거나 뭔가에 대한 불평 불만 또는 실없는 농담이나 하고 있는데 반해 여자 팀은 연령과는 상관없이 주로 남자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팀이 많아서 신기했다. 여자 이야기를 나누며 산을 오르는 남자 팀은 한 팀도 없었다. 물론 혼성 팀도 많았다. 전체 등산객들의 평균 연령은 40대 중후반 정도여서 뜬금없이 어려진 기분이 들었다. 계단 등으로 잘 정비해 놓은 길을 따라 쭉 올라가니 금방 정상이었다. 아니 정상인 줄 알았다. 저 멀리 조금 더 높은 봉우리가 보이긴 했지만 대충 여기가 정상이라고 우겨도 되는 분위기였다. 그냥 하산하려다가 이왕 여기까지 온 거 공식 정상까지는 올라야 나중에 후회가 없을 것 같아 계속 발걸음을 옮겼는데 알고보니 거기서부터가 등산의 시작이었다. 산이 옆으로 누워있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도 제1보루, 2보루 같은 표지판만 나오고 정상 표지판은 보이질 않았다. 그렇게 앞만 보고 걸었는데 용마산 표지판이 나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차산 정상을 지나친 것이었다. 이젠 됐다 싶어서 내려갈까 하다가 딱 봐도 가까워 보여 그냥 용마산 정상까지 올라가버렸다. 아차산 정상에서 내려와 용마산 정상까지 올라가려니 조금 숨이 가빠왔지만 정상까진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정상에서 막걸리를 팔고 있어서 한잔 할까 하다가 딱 한 잔이 한 병 될게 뻔하고 그렇게 오늘 하루 제껴버릴 순 없어서 꾹 참고 내려왔다. 근처엔 막걸리 파티를 벌이고 있는 팀들이 많이 보여 유혹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았다.

1시간 정도 예상했는데 아차산, 용마산 두 산을 한꺼번에 올라갔다 오는 바람에 2시간 정도 걸렸고 내려와선 다리에 힘이 풀리고 기운도 없어서 오후 내내 얌전히 앉아만 있었다. 예전에 <회사 그만뒀습니다> 라는 책을 보니 오직 산에 가고 싶어 회사를 그만두고 일본의 100명산을 답파한 사람이 있던데 블로그에 100산 등정기 올리려면 지금까지 7산 올렸으니 93산 더 올려야 되는데 그게 무슨 의미일까 고민하다 잠이 들었다. 아주 푹 잘 잤다.




덧글

  • 근처 주민 2011/03/23 17:06 # 삭제 답글

    우리 동네네요 ㅎㅎ
  • 눈물방울 2011/03/23 21:06 # 답글

    우리집 뒷산이네요 ㅋㅋ
  • acrobat 2011/03/23 23:39 # 답글

    우리 동네기두 해요....
    라고 덧글을 남기려니 리플 3개다가 비슷한 댓글 ^^;;;

    아차산이 그래두 광진구에서는 해돋이 명소랍니다 ^^
  • 2011/03/25 00:5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애드맨 2011/03/25 18:26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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