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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스카이폴을 보고.. (스포 많아요) 칼럼과리뷰


‘스카이폴’은 007시리즈로는 최악이고 첩보영화로는 실격이고 액션영화로도 별로였다. 개인적으로는 장수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일단 기존의 007캐릭터로는 관객층을 넓히기는커녕 유지하기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게 벌써 50년 된 캐릭터다. 기존의 007에 열광하는 팬들이 점점 늙어가고 줄어들고 있고 ‘본’ 같은 애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는 마당에 더 이상 기존의 캐릭터를 고집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자칫 잘못하다간 더 이상 007이 아니게 될 우려가 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변화를 준 것 같은데 너무 많이 줬다. 우려가 현실이 되어 버렸다.

조직에서 버림받고 나서도 별 다른 이유없이 직장에 복귀할 때부터 살짝 불안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계속 보다보면 뭔가 있겠거니 싶었다. 그러나 말로리가 왜 복귀했냐고 물어봤을 때도 이렇다 할 대답을 못하는 걸 보고는 이건 아니다 싶었다. 직장에 매달리고 애국심으로 움직이는 007은 아무런 매력이 없다. 늙고 알코올에 찌든 007도 마찬가지다. 본드 제임스 본드가 체력 테스트도 통과하지 못할 정도의 저질 체력이라면 그걸 상쇄할 만한 새로운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 것도 없었다. 그냥 늙고 알코올에 찌든 중년 남자일 뿐이었다. 어린 직원이 컴퓨터로 해킹같은 걸 하고 있는 걸 옆에서 팔짱끼고 구경하고 있다가 뻘쭘하게 한 마디 던질 때는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서 차마 보고 있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렇다고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도 아니다. 본 시리즈 때문이었을까?

007이 M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도 뜬금없었다. “M을 지켜라”는 007시리즈의 주제로는 적합하지 않다. 이러면 007은 M과 실바의 싸움에 끼어든 격 밖에는 되지 않는다. 실바가 주인공 같았다. 그런데 정작 주인공 같았던 실바도 사상 최강의 적치고는 허술한 구석이 너무 많았다. 도대체 무장한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는 유리방 안에서는 어떻게 탈출한 걸까? 잠깐 핸드폰으로 시간 확인할 때 그 부분을 놓친 걸까? 청문회에 참석한 M을 죽이러 갈 때도 웃겼다. 그냥 총 들고 정문으로 당당히 쳐들어간다. 시골집에 숨어있는 M을 죽이러 갈 때도 웃겼다. 그냥 총 들고 정문으로 당당히 쳐들어간다. 헬리콥터는 왜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폭발 씬 때문에? 다른 거 다 떠나 ‘나홀로 집에’도 아니고 간지와 스펙타클로 승부했던 007시리즈의 클라이막스가 조그만 시골집에서 펼쳐진다는 게 말이 되나? 요즘 어지간한 B급 액션영화도 스케일이 이렇게 작진 않다.

시리즈의 끝을 본 느낌이었다. 이대로는 미래가 안 보인다. 애초에 샘 멘데스는 007시리즈의 감독으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도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니 색다른 뭔가를 기대했는데 이건 색다른 뭔가가 아니라 아예 다른 뭔가가 나와 버렸다. 이건 007이 아니다. 필모그라피를 보면 알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샘 멘데스는 007 타입이 아니다. 어렸을 때 007 시리즈를 좋아했을 것 같지도 않다. 내 생각엔 엔딩에서 M을 죽일 때 007도 같이 죽이고 싶었는데 제작자의 반대로 이쯤에서 타협한 것으로 추측된다. 자아실현의 욕구가 너무 강했거나 시리즈를 끝장내러 온 것 같다. 설상가상 본드걸도 안 나온다.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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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스카이폴 천만 넘을까? 




덧글

  • teese 2012/10/28 16:37 # 답글

    모름지기 007의 악당이라면 암살실패했을때 런던에 핵을 쑀어야죠.
    중반까짐 어느정도 그려려니 했는데 후반은 007이 아니라 배트맨같아서 영...
  • 이강 2012/10/28 16:43 # 답글

    진지함도 떨어진것같구요. 마치 팬서비스 느낌인데 왜 예고편을 그리 잘만들어 저같은 일반인을 낚는건지 유감스럽더군요. 다음편이 괜찮지 않으면 다다음편은 무시하려구요.
  • SDf-2 2012/10/28 17:02 # 답글

    저도 똑같이 나홀로집에 생각했는데 ㅋㅋㅋ
    보고나오고 과연 제가 뭘 보고 나왔는지 고민하게 만드는ㅇㅕㅇ화였어요 ㅎㅎ
  • ㅇㅇ 2012/10/28 17:20 # 삭제 답글

    모든걸 다 제친다쳐도 가장 중요한 재미도 없었던..
    이래저래 실망인 영화였어요
  • 지나가는 팬 2012/10/28 23:02 # 삭제 답글

    트위터 ㅂ반응은 뭐였을까요?
  • 지나가는 팬2 2012/10/28 23:23 # 삭제 답글

    트위터 ㅂ반응은 뭐였을까요??
  • 음 ㅋㅋ 2012/10/29 01:20 # 삭제 답글

    전 개봉 첫날, 조조로 그것도 재밌게 봤는데 역시 영화는 주관적인 의견이 아!!!주!!! 강하네요 ㅋㅋㅋ
    윗댓글 보고 하는말인데 ㅋㅋ007 보고 재미없다거나 실망이란 사람은 첨보네요ㅋㅋㅋㅋ웃김 그저^^
  • 123 2012/10/29 14:08 # 삭제 답글

    이번작은 아직 관람 못했지만, 지난 시리즈 지지난 시리즈의 007은 꽤 멋졌는데...
  • kazeno 2012/11/01 11:06 # 삭제 답글

    저도 이글에 공감합니다. 시나리오 구멍이 너무 많아서 수습불가능한 영화라고 할까...트위터 반응 보시면 극과 극의 평이니 댓글단분들이나 다시 읽어보세요...이 영화좋다는 윗분들은 댓글도 참으로 어리석어 보이시네요...ㅎㅎ
  • 잠본이 2012/11/03 18:04 # 답글

    본드까지 둘다 죽었으면 역사에 남는 초 문제작이 되었을지도 모르겠군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ddd 2012/11/05 02:48 # 삭제 답글

    울나라에서 영화매니아 가장 많이 모인 디비디프라임에서는 좋다는 의견이 더 많더군요
    그리고 늑대소년이 지금 어마어마한 흥행세를 모으고 있는데 거기에 나름 선방하는 모습도 보이고...
    프로메테우스랑 비슷한 결과 보일 것 같습니다. 매니아의 호평과 대중의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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