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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의 ‘여자라는 생물’을 읽고.. 칼럼과리뷰


여자를 주제로 한 책이나 영화 등을 접할 때마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조르바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두목, 믿을 수 있어요? 여자에겐 낫지 않는 상처가 하나 있다는 게 얼마나 신기해요! 다른 상처는 모두 나아도 그 상처(책에서 읽어보지 못했어요?)만은 절대 낫지 않습니다. 여자가 여든 살이면 뭣합니까. 그 상처만은 벌어져 있지요.” 조르바를 중학교 땐가 처음 읽은 것 같은데 아직도 저 대사 하나만은 생생하게 기억난다. 정말 웃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를 좀 먹고 나서 생각해보니 마냥 웃기지만은 않았다. 서글플 때도 있고 오싹할 때도 있다. 그 때 그 때 다르다. 암튼 마스다 미리의 ‘여자라는 생물’을 읽으면서도 매 챕터마다 조르바의 저 대사가 떠올랐다. 이 책만 보면 ‘여자라는 생물’로 살아간다는 건 매 순간이 상처투성이다. 어리면 어리다고 늙으면 늙었다고 거의 평생에 걸쳐 상처를 받는다. 생리를 시작해도 상처, 생리가 끝나도 상처다. 누가 상처를 입힐 때도 있지만 대게는 그냥 스스로 상처를 받는다. 특히 ‘어리고 예쁜 여자’가 결정탄데 그녀들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주변의 안 어리고 안 예쁜 여자들에게 상처를 입힌다. 물론 그녀들도 상처로부터 예외는 아니다. 시간이 지나서 어리고 예쁘다는 특권을 박탈당하고 나면 더 큰 상처를 입는다고 한다. 여자들끼리 모였을 때도 상처투성이 지뢰밭이다. 지켜야 될 선이 분명하다. 넘으면 큰 일 난다. 길을 걷다가 자신보다 어린 여자가 남자에게 응석을 부리는 걸 보고 그게 자신이 아니라서 화가 끓어올랐다는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다. 개인적으로 여자들의 개그엔 전혀 반응하지 못하는 편인데 개그 코드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나도 모르게 (조르바에 따르면) 그녀들이 갖고 있는 낫지 않고 벌어져 있는 마음 깊숙한 곳의 상처 하나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지금까지 웃기는 놈은 많이 봤어도 웃기는 여자는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웃기는 것 같아도 조금만 더 알고 보면 어두운 구석이 많았다. 남자는 조금 다르다. 겉으로 봤을 때 웃기고 실없는 놈은 알고 봐도 웃기고 실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단순함은 기본이다. 아마 ‘남자라는 생물’이라는 주제로는 단행본 한 권 분량도 안 나올 것 같다.


p.s. 같이 읽으면 재밌는 책. 모두 여자들이 쓴 책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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