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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가는 영화사 직원의 부산국제영화제 추억 비공식업무일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주 목요일에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다는 사실을 모 예술영화 감독과의 통화 중 우연히 알게 되었다. 수년간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들 엔딩크레딧에 스텝으로 고마운 사람들로 간간히 이름을 올리다 보니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면 언제나 주의 깊게 일정을 체크하고 가끔 참석하곤 했는데 올해는 영화제 상영작들과 전혀 아무런 관계가 없다보니 영화제가 열리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한때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기 훨씬 전부터 상영작들을 예매하고 감독으로 초청되는 친구들의 희망찬 미래를 부러워하던 피파 보이였다. 처음으로 상업(?) 영화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던 시절만 해도 참여한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다고 하면 국제적인 홍보 효과에 해외 영화제 수상은 물론이고 흥행 성적도 좋을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며 거의 매년 부산국제영화제를 겪어 보니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으로서의 인기와 개봉관에서의 흥행 성적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걸 알게되었고 그 후부터 영화를 생계 수단으로 생각하는 영화인으로서의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흥분과 기대 그리고 설레임은 서서히 줄어들어 어느덧 영화제가 열리는 줄도 모르게 되었다.


해운대의 낭만과 우수한 프로그래머들에 의해 선정된 전세계의 다양하고 수준높은 영화들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의 열렬한 애정과 관심까지는 좋다.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영화인들과 해운대 백사장에서의 우연하고도 취기어린 만남은 또 얼마나 반가운가. 물론 악연도 있지만 해운대 백사장에서는 악연마저도 반갑다. 마시고 취하고 토하고 영화보고 마시고 취하고 토하고 영화보고 나중엔 영화는 안 보고 마시고 취하고 토하기만 반복해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은근히 취중 썸씽도 많이 이루어진다고 들었다.


말 그대로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인들의 최대 축제이고 꿈만 같은 일주일이다. 그러나 일주일 정도 실컷 꿈을 꾸고 서울로 올라와 몇 달 지나고 나면 부산국제영화제는 정말 현실 영화세계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장춘몽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단편 영화를 상영하고 운좋게 수상을 하고 여러 사람들이 불러주는 감독님 소리가 뿌듯해도 장편 상업 영화 입봉은 또 다른 얘기고 마이너스 통장으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별다른 주목도 수상도 못한 이들에겐 변함없는 원금과 불어난 이자가 남을 뿐이고 영화제에서 아무리 재밌다고 입소문이 난 영화라도 흥행 성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좋은 영화들을 실컷 볼 수 있는 건 좋은데 일주일 정도 타지에서 먹고 마시고 놀다오면 경제적인 부담도 상당하고 부산까지 내려가서 본 보람이 있는 영화들은 조금 시간이 지나면 서울 멀티플렉스 개봉관에서 편히 볼 수 있게 된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도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어서 아마도 참석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하릴 없이 서울에서 시간만 보내며 뭔가 좋은 일이 생기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바에야 MT간다 생각하고 간만에 바닷바람도 쐬고 맛있는 회도 먹으며 놀다 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덧글

  • 염소똥 2007/10/01 00:38 # 삭제 답글

    앗 목요일 부터인가요?
    과연 올해는 갈수 있을까...
  • 이방인 2007/10/01 13:49 # 답글

    음, 기분전환겸 갔다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애드맨 2007/10/01 16:31 # 답글

    그럴까요?
  • 이방인 2007/10/02 00:38 # 답글

    음 뭐, 사무실에서 여러가지 자료검토만하고 있다해서 나아질 건 없을테니 이왕이면 짧은 치마라고 가셔서 머리도 식히시고 이것저것 생각도 해보실겸 해서요. 어쨌든 즐겁게, 행복하게, 기분좋게. 그냥, 그래서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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